아파트 화단에서 발견한 매발톱
매발톱을 처음 발견한 건 4월 24일이다
화단에 나홀로 자라고 있는 풀떼기에
작은 종모양의 봉오리를 본 순간
매발톱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이름 모를 야생화라는 생각에 일단 찍었었다
그 후 여기저기 비슷한 개체들을 발견했고
더 큰 봉오리에서 매발톱꽃의 형태가 보여
화단에서 자라고 있는 풀꽃이
매발톱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4월 26일
앞동 화단에서 매발톱 군락지를 발견했다
매발톱은 봄에 화사한 꽃을 피우는
우리의 토종 야생화로
아래를 향해 핀 꽃에서 위로 뻗은 꽃뿔이
매의 발톱처럼 안으로 굽은 모양이라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꽃 모양이 독특한 모양으로 신비스럽게 생겼다
매발톱 군락지를 발견한 후
피는 모습을 계속 관찰했는데
4월 29일 드뎌 봉오리들이 열리기 시작했다
외출하면서 꽃이 피기 시작한 모습을
폰으로 몇컷 담고 다음을 기약했다
5월 4일
본격적으로 매발톱을 시작으로
동네 한 바퀴 돌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나갔다
매발톱도 꽃피는 시기가 5월이었는데
이젠 4월이면 꽃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밑을 향해 달린 꽃을 정면으로 찍어보니
왠지 돼지콧구멍이 생각난다
올림픽공원 야생화 학습장에
한두 송이 핀 모습만 보아도
이리 찍고 저리 찍으며
그 자리를 떠나질 못했었는데..
아파트 화단은 매발톱이 지천이라
이쁘게 핀 녀석들만 골라서 담으면서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다 싶었다
사진을 찍으면서 서연이한테
매발톱꽃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더니
엄마는 맨날 꽃 얘기만 해~하는데
어쩌랴~정말 내 눈에는 꽃만 보이는데..ㅎㅎㅎ
우락부락한 산괴불주머니와
앙증맞은 꽃마리와 어우러진 모습
부러 심어서 가꾼게 아니라
자력갱생한 녀석들이라
꽃대가 가늘고 줄기도 휜 녀석들이 많다
스스로 꽃순이라 칭하지만
녀석들을 보기만 하면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걸보니
꽃순이가 맞는것 같다..ㅋㅋ
매발톱은 야생화지만
화단이나 공원 또는 건물 앞 화분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걸 보면
사랑받는 꽃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매발톱은 자기 꽃가루보다는
다른 꽃의 꽃가루를 훨씬 좋아해
새로운 품종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화단에 핀 매발톱도
색상이 조금씩 다른 녀석들도 있었다
바람둥이라는 꽃말이 있는 녀석과는 다르게
꽃봉오리는 참 얌전한 모습이다..ㅎㅎ
아파트 화단을 걸으며
매발톱 사진을 찍는 동안
안타깝게도 벌은 한 마리도 보질 못했다
이사온 아파트 화단은 꽃들의 천국으로
갖가지 야생화들이 자라고 있어
꽃순이인 내게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화단은 거의 야생상태로
처음 화단에 식재해 놓은 꽃들이
매년 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
방울이와 산책하면서 발견한 건
아파트 동 화단마다
피어있는 꽃들이 다르다는 것
올림픽공원 야생화 학습장을
들락거렸듯 방울이를 데리고
단지마다 돌면서 어떤 꽃들이 피고 있나
화단을 살펴보는 게 일상이 되었다
앞으로 매년 봄만 되면
아파트 화단을 훑고 다닐 것 같다
사진 - 아이리스
2022. 05. 04 - 아파트 화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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