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과 함께한 태백여행
초막고갈두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태백 첫 여행지로 선택한 곳은
단천님이 다녀오신 걸 보고 찾은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다
ㅣ 태백 검룡소 가는 길
검룡소 주차장이다
평일이라 탐방객이 없을 줄 알았기에
주차되어 있는 차들이 반가웠다
검룡소 가는 길 초입에 있는
한강발원지 편의점은 문이 닫혀 있었다
주차장에서 검령소 분소가 있는 곳까지
길지 않은 구간임에도
뱀조심 현수막이 심심찮게 걸려 있는 걸 보니
뱀 출몰 지역인 것 같아 조심~
검룡소 분소 아래방향으로 걸어 들어간 신랑
채 붉게 물들지 못한 커다란 단풍나무가
늦가을 운치를 더해준다
거룡소 분소를 지나자
검룡소 표지석이 나타났다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검룡소가 있을거라 생각했었는데 오산이었다
우리와 함께 동행하게 된
부부와 품앗이로 담은 커플 사진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검룡소 숲길 산책코스다
숲길을 걸으면서 이상한 현상을 발견했다
한강 발원지인데 계곡물이 말라 있는 구간과..
계곡물이 흐르는 구간이 있었다
이렇듯 물길이 일정하게
흐르지 않는 게 신기했다
검룡소 지역은 빗물에도 잘 녹는
석회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지하에 동굴이 잘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곳에서 흘러나와 내려가는
시냇물은 지하 통로로 사라지기 때문에
계곡에 물이 없는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숲길은 어린아이가 걸어도 좋을 정도로
길이 잘 닦여 있었다
검룡소 숲길은
거대한 자연학습장이었다
이렇게 표지판이 나타날 때마다
잠시 가던 길을 멈추고
숨 고르기를 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신랑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걷더니
어느새 앞서 걷기 시작한 부부
사진 찍느라 뒤쳐져 걷는 나를 위한
신랑의 배려였다
분명 내려오시던 분은
조금만 더 가면 검룡소라 했는데
아무리 걸어도 검룡소는 보이지 않았고
탐방지원센터가 나타났다
여기까지 정확하게 20분 걸렸다
탐방지원센터 옆에서
겨울을 준비하는 고려엉겅퀴도 만났다
어린순은 우리가 아는 곤드레나물로
도심에서는 만나기 힘든 녀석이다
고려엉겅퀴를 담고
탐방지원센터 앞 세심교를 건넜다
세심교를 건너니 곧게 뻗어 잘 자란
전나무숲길이 눈앞에 펼쳐졌다
앞으로~앞으로 앞으로~전진하는 신랑
숲길을 걷는 게 너무 좋다며
몇 번이나 여기 잘 왔다는 말을 했다
노란 단풍이 멋스러워
전나무 숲길에서 포즈를 취했다
반짝이는 햇살아래 마른 단풍도 이뻐 찰칵~
검룡소 숲길은 계절마다
다양한 야생화를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야생화 담으러 다시 한번 걷고 싶다고 하니
그러자는 신랑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약속 꼭 지켜라~^^
사진 찍느라 뒤쳐지는 내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 기다림
내 모습이 보이면 다시 전진~
신랑 뒤를 쫒으며 걷다 보니 뭔가 보이기 시작했다
검령소 주변은 계곡물이 풍성했고
바위에서 자라는 이끼도 많았다
이끼가 초록융단으로 피어날 무렵이면
진짜 환상일 것 같았다
검룡소에 도착하니
소와 이끼를 보호하기 위한 전망대와
나무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ㅣ 한강의 발원지 태백 검룡소
검룡소 주차장에서
검룡소까지 35분 걸렸다
우리보다 앞서가던 부부는
검룡소를 둘러보고 먼저 내려가셨고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간에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만 들렸다
물이 시작되는 샘을 찾아 계단을 올라가는 신랑
계단 끝에 전망대가 있었고
가을색 짙은 산자락에
시원스러운 물소리만 울려 퍼졌다
전망대에 서서 내려다본 풍경이다
위치가 너무 멀어서
물이 솟아오르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아무리 가물에도 마르는 법이 없는
저 작은 샘에서 하루 2천 톤가랑의
지하수가 솟아 나온다는게 신기할 뿐이었다
검룡소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겨울에도 얼지 않고
사계절 9℃ 정도의 수온을 유지하며
계단형 폭포를 이루며 흐르는데
오랜 세월의 흔적으로 암반이 폭 파여
형성된 이끼 낀 물길이 장관이었다
2007년 강원도지역에 대한
명승 자원조사에서 발굴된 검룡소는
용신이 사는 못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검룡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구불구불한 물길은 한 마리 용을 연상케 했다
검룡소와 아래로 흐르는 물길을
사진으로 보여주기 어려워
동영상을 담았다
검룡소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에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 신랑
검룡소가 보이도록 찍는다더니
가분수로 만들어 놓은 신랑
검룡소가 보이지 않아도 좋으니까
길게 담아줘 봐~를 주문했다
검룡소 전망대에서 내려와
검룡소에 대한 안내문이 붙어 있는
중앙 전망대에 섰다
검룡소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계곡으로 향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
아래 전망대다
이끼 계곡처럼
이끼가 살아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검룡소 물줄기는 태백과 정선을 지나
영월에서 서강과 합류해 남한강이 되고
강원도를 벗어나 충청북도 단양을 지나
충주호를 거친 다음 양평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만나 한강을 이루며
서해로 빠져나가는 물길의 대장정을 이룬다
검룡소 계곡 출입은 금지다
검룡소에 설치된 나무데크에는
검룡소 물길을 관찰할 수 있도록
구간마다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니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면 된다
되돌아가는 발걸음은 가볍게~^^
산국인지 감국인지 헷갈리는 녀석
늦가을이라 꽃은 찾아보기 힘든
황량한 숲길에서
야생화를 만난 반가움에 찰칵~
들어갈 때 눈여겨 보아두었던
검룡소 분소 옆 단풍나무 앞에 섰다
검룡소 분소 입구에 있는
에어건으로 흙먼지를 털면서
검룡소 탐방을 마무리 지었다
강원도 태백시 창죽동 금대봉 기슭에
위치하고 있는 검룡소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지형.지질학적
경관을 이루고 있는 역사문화 경승지로
2010년 대한민국 명승 제73호로 지정되었다
태백에 골프 치러 많이 와봤지만
이곳에 한강 발원지인 검룡소가
있다는 걸 몰랐다는 신랑은
늦가을 정취를 느끼며
검룡소까지 가는 숲길을 걷는 게
너무 좋았다며 만족스러워했다
ㅣ 태백 검룡소 위치
▶ 강원도 태백시 검룡소길
※ 검룡소 왕복 소요시간 1시간 30분
사진 - 서연빠.아이리스
2023. 10. 26 - 태백 검령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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