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셀카
올림픽공원 가을풍경
더 추워지기 전에
더 늦어지기 전에
올림픽공원 자작나무를 만나고 왔다
몽촌토성 앞 빛의 진로
짙은 가을 내음이
자작나무 숲으로 향하는
내 발걸음을 붙들었다
4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라
더 이상 한눈팔지 않고
바로 자작나무 숲으로 갔다
예상했던 자작나무 숲의 늦가을 풍경이다
2년 전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서
누군가 걸어주면 좋겠다
생각했던 나무 계단길이다
그 누군가가 내가 되어
노란가을 아래 수줍게 섰다
내 키를 훌쩍 넘고 넘은 만큼
수많은 가을을 만났을 자작나무에게
올 가을은 스쳐 지나가는 가을 중 하나겠지만
내게는 매번 느끼는 설레임이고 떨림이다
만나기 전 느끼는 설레임
만난 후 느끼는 떨림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나지만
분위기를 잡게 만든다는 핑계를 대며
가을이 가진 힘도 이용했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못가더라도
분위기라도 내보자는 마음이었는데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해서 좋았다
라라라~라라라라라~
가을 단풍 이쁘구나~~^^
셀카봉 블루투스 버튼이
작동되지 않는 바람에
타임을 10초로 설정해 놓고
앉았다 일어섰다 열심히 뛰어다녔지만
나혼자 즐기는 시간이 참 좋았다
그렇게 자작나무 숲을 뛰어다니다
사진도 찍고 글도 쓰신다는
사진 여행작가님을 만나게 되었고
얼떨결에 모델이 되어주는 바람에
더 많은 풍경을 담지는 못하였다
낼 비 온다는 소식만 아니었어도
내일로 미루었을 걸음인데
짧은 순간이었지만
가을을 잘 만나고 온 것 같다
※ 올림픽공원 자작나무숲 위치
배드민턴장 맞은편 숲
보호수 느티나무 뒷편 숲
사진 - 아이리스
2021. 11. 17 - 올림픽공원 자작나무 숲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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