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산 홍합 섭으로 미역국을 끓였다
출장에서 돌아온 신랑이
섬에 들어가서 캔 자연산 홍합이라며
커다란 홍합을 싱크대에 쏟아 놓았다는데
바위에 붙어있는걸 캐온거라
시중에서 판매하는 홍합과 달리
껍질이 엄청 단단하고 표면도 거칠었다
이건 또 뭐야~? 하며 투덜거렸더니
이게 얼마나 귀한건줄 아나며
하나 가격도 엄청나다나~
그러면 뭐하겠는가 귀찮기만 한것을..ㅠ.ㅠ
손질하다 크기가 큰 홍합과
작은 홍합을 들어 비교해 보니
그동안 보았던 홍합보다 컸다
두툼한 홍합껍질에 붙어있는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해 솔로 박박 문질렀지만
내 힘으로는 이게 최선
더 이상은 깨끗해지지가 않았다
홍합 껍데기에 붙어있는 불순물이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끓이자니 뭔가가 찝찝
혹시나 싶어 홍합 두 개를 비벼보았더니
다행히도 마찰로 인해 껍질에 붙은 불순물이
어느 정도 제거가 되었다
1차로 솔로 박박 문지르고
2차로 홍합의 마찰을 이용해
껍질에 붙은 불순물을 제거한 다음
크기 차이로 끓는 속도가 다를 것 같아
큰 것과 작은 것을 골라 두 개의 냄비에 담았다
홍합이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끓이기 시작했는데
끓기도 전에 사골처럼
뽀얀 국물이 우러나오기 시작했다
끓기 시작하자 거품이 일어났고
작은 홍합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큰 홍합도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깨끗하게 불순물을 제거한다고 했는데도
작은 홍합에 비해 국물이 깔끔하지 못했다
큰 홍합 하나 크기는 큼직~
큰 홍합에 붙은 요건 ▲
씻을 때 제거하려고 했는데
내 힘으로는 도저히 떼어내기 힘들었다
익힌 후 제거했는데
얼마나 단단하게 붙어있는지
홍합 껍데기를 벗겨낸 상태에서도
간신히 떼어낼 수 있었다
요거 하나 떼어내고 나니 손가락이 얼얼했다
작은 크기의 홍합이다
사진으로 보기엔 작아 보여도
한입에 다 먹을 수 없을 정도라 베어 먹었는데
엄청 쫄깃하고 달았다
껍질 까면서 작은 거 몇 개 집어먹고
남은 건 통에 담아 냉장고에 보관
큰 홍합살 하나를 잘라서 그냥 먹었는데
살점이 단단하면서도 쫄깃했고
입안 가득 바다가 통째로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다른 양념에 찍어먹지 않고
한번 잘라서 먹어본 이후
먹고 싶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서 잘라먹었다
한입에 집어넣기엔 너무 크기 때문에..^^
발라낸 홍합살은 얼마 되지 않은데
버려지는 껍질은 한 무더기다
홍합에서 나온 뽀얀 국물은
그야말로 진국이었다
그냥 버리기엔 아까워
불순물을 가라 앉힌 후
걸려내서 미역국을 끓였다
홍합이 큼직해서 두 개만 잘라서 넣어도 푸짐했다
다른 양념을 넣지 않아도
국물이 시원한 게 진국이었다
송이버섯 미역국부터
자연산 홍합 섭 미역국까지
아주 질리도록 끓여 먹었다는 건 안비밀~^^
해감을 따로 하지 않았는데도
모래가 씹히는건 한개도 없었다
자연산 홍합을 섭이라고 한다
섭을 씽크대에 풀어놓았을 때 만해도
신랑한테 일거리 만들어 왔다고
엄청 투덜거렸는데
결국 이 섭은 나 혼자 다 먹었다
그리고 또 섬에 안가냠..? 묻고 말았다..ㅋㅋㅋ
사진 - 아이리스
2021. 11. 11 - 자연산 홍합 섭 미역국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