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키운 다육이 십이지권이
올해 처음으로 꽃을 피웠다
뒤로 말린 작은 꽃에 줄무늬가 있는 하얀꽃
방이동 살 때 베란다 모습이다
나는 꽃은 좋아하지만 꽃화분만
키우면 죽이는 똥손이다
그런데 엄마가 분양받아 심어놓은
새끼 풀떼기들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물만 주는데도 무럭무럭 잘 자라주었고
아보카도 열매도 심어놓기만 했는데도
나무가 되었다
사당동에서 방이동으로 이사할 때
데리고 갔던 화분은
바닥에 있는 줄무늬 다육이와
선반 위에 있는 점박이 다육이 두 개였다
방이동에서 14년을 사는 동안
줄무늬만 번식에 성공해
화분이 두 개로 늘었을 뿐
앵글 위 점박이는 그냥 살아갈 뿐이었다
작년 3월 가락동으로 이사 오면서
엄마가 데려다 놓은 풀떼기들은
모두 엄마한테 맡겨놓고
내가 사당동에서 데려왔던 다육이만
다시 데리고 왔다
그런데 이사 온 지 3개월 만에 줄무늬와..
점박이에 새싹이 돋아나지 뭔가
방이동 볕 짧은 북쪽 베란다에서
볕이 긴 남쪽 베란다로 옮겨온 효과인 것 같았다
싹나는데 너무 신기에서 사진을 찍어
엄마랑 동생한테 보내주었기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다
새로 나온 새싹과 함께
베란다에서 무사히 겨울을 난 다육이들
3월 20일 뭔가 삐죽하게 나온 게 있어
살펴보았더니 꽃줄기였다
어마나~얘네들도 꽃이 피는 아이들이었구나~
신기하게도 같은 환경과 조건에서
엄마 다육이는 새끼들이 주렁주렁인데
분리해 놓은 녀석은 아직 혼자다
줄무늬와 점박이는 서연이 5살 때
옆집 할머니가 작은 화분에 심어서
선물로 주신 아이들로
20년 넘게 키웠지만 이름도 몰랐다
꽃줄기가 나온 걸 보고 검색해 보니
이름은 십이지권
많은 분들이 키운다 해서
국민다육이로 불리고 있었다
4월 1일
매일 꽃 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꽃이 필기미는 안 보이고
죽죽~줄기만 길게 늘어진다
4월 7일
일주일 만에 삐죽 꽃대가 하나 더 튀어나왔다
4개의 꽃줄기가 나란히 나란히~
꽃봉오리가 커진 걸 보고
베란다 구석 앵글 위에 있던 녀석들을
잘 보이는 거실 창 앞
에어컨 실외기 위로 옮겼다
조만간 꽃이 필 것 같았다
꽃봉오리 끝이 불그스름한 모습을 보니
붉은 꽃이 필 것 같아 기대~
4월 12일
오랜 기다림 끝에 꽃이 피었다
예상을 뒤엎고 줄무늬가 있는
별모양의 하얀 꽃이었다
십이지권 꽃말 : 풍부한 향기
4월 19일
한꺼번에 피는 게 아니라
순차적으로 피고 있는데
꽃잎이 뒤로 말린 모습이 귀엽다
4월 20일
지금도 베란다에서 열심히
꽃을 피우고 있다
십이지권과 함께
20년 넘게 키운 이 녀석도
국민다육이로 이름은 자보
자보도 꽃을 피운다고 하니
꽃피는 그날까지 열심히 보살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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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넘게 키우기는 했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그냥 두어도 잘 살아주어
겨울철에도 베란다에 두었는데
아프리카가 원산지였다니..
내가 화초에 관심을 가지면 죽기 때문에
귀찮게 하질 않아서 그런가
많이 자라지도 않않았다
꽃이 지고 나면 분갈이를 해서
편하게 해주어야겠다
사진 - 아이리스
2023. 03. 20 - 04. 20 - 다육이 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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