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무법자 노랑이, 길냥이도 소중한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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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무법자 노랑이, 길냥이도 소중한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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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건물 주차장에는

차량 위를 제집처럼 이용하는 무법자가 있다

 

우리 건물 주차장은 길냥이들이

살기에 최적화된 환경이다

주차장 주변 화단은 옥외 화장실이 되고

뒤편 화단에 있는 집 두 채는

길냥이들의 따뜻한 보금자리가 되어준다

 

그중 한 채는 추운 겨울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바닥에 스티로폼을 깔고

뽀복이로 감싼 럭셔리 하우스로

화단 가운데 위치하고 있고..

 

한 채는 두툼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박스로 연결된 2층 집으로

주차장 끝 화단 입구에 자리 잡고 있다

 

주차장 앞 화단에는

냥이들을 위한 무료 급식소가 준비되어 있다

 

늘 채워져 있는 밥그릇과 물그릇은

울 건물 냥이들 뿐 아니라

동네 길냥이들의 무료급식소 역할을 한다

 

겨울이 되자 물이 얼지 않도록

덧대고 감싼 보이지 않는 정성

 

이 녀석이 울 주차장 터줏대감 노랑이다

 

밥 먹다 인기척을 느꼈는지

뒤돌아본 표정이 시크하다

누군가 닭가슴살을 놓고간 것 같다

특식 먹고 있는데 방해해서 미안~^^

 

가을까지는 어딘가에서 잘 숨어 지내다

날씨가 추워지자 따뜻한 보닛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모습을 드러냈다

 

두 녀석이 가족인지

전혀 다른 남인지는 모르지만

나무 닮아 둘을 구분하기는 힘들다

그냥 둘 중 하나를 보아도 노랑이라 부른다

 

이렇게 서로 온기가 필요할 때는

다정 모드로 엄청 친한 모습이지만

둘이 싸우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또 무섭게 싸운다고 하니

둘이 어떤 관계인지는 잘 모르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이렇게 잘 자라주기를 바랄 뿐이다

 

이번에는 혼자인 노랑이다

가까이 다가갔는데도 도망치거나

놀라지 않는 걸 보니

사람을 만남에 있어 아주 익숙한 모습이다

 

원래 먼지가 많기는 했지만

검은색 차량이라 발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인다

음~너 차주 만나면 혼줌 나겠는걸~

 

꾸벅꾸벅 볕이 잘 드는

차량 위에 앉아서 졸고 있는 노랑이다

 

자는데 방해하지 말고 그냥 지나가라옹~

하는 것 같아 얼렁 자리를 피해 주었다

 

오호~너 이차를 아주 좋아하는구나~

 

주차장에서 만나도 경계하며

이를 드러내거나 몸을 세우지 않는다

무심하게 그냥 바라볼 뿐이다

 

밤에는 보닛 위에 앉아 있고..

 

낮에는 지붕 위에 앉아서 볕을 쬐며

조용히 겨울을 나고 있다

 

우연인지 볼 때마다

이 흰색 차량 위에 앉아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노랑이 녀석이 

이 흰색 차량을 좋아하는 것 같다

 

길냥이들도 엄연히 보호가 필요한

소중한 생명체이다

 

어떤 곳에서는 길냥이들을 학대하고

길냥이들에게 밥을 주는

캣맘들을 위협한다는데

울 건물 사람들 그 누구도

길냥이를 보호하는 그 누군가를 향해

싫은 소리를 하지 않는다

 

울신랑도 수건 하나 들고 다니면서

냥이 발자국을 닦아내는걸 보면

노랑이들도 선수가 되었는지

차량에 기스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는것 같다

만약 차에 문제가 생겼다면

차주의 항의 글이 주차장에 붙었을 것이다

 

주차장 화단에 집을 만들어 주고

행여 겨울에 추울까 보온에 신경쓰고

밥과 물이 떨어지지 않게 늘 챙겨주고

들여다봐주는 사람뿐 아니라

건물 사람들의 암묵적인 허락 덕분에

울 건물 길냥이들이 올 겨울도 무사히 난 것 같다

 

사진 - 아이리스

2022. 02. 27 - 울 건물 길냥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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