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새한테 간택당해 본 적 있으신가요..?
저는 있습니다
제주도 섭지코지 해안산책로에서
바다직박구리에서 간택당했더랬어요..^^

이 녀석을 처음 본건
섭지코지 초입 언덕에서였어요
돌담 위에 앉아 있는 녀석을 발견하고
처음 보는 녀석이라 일단 찍고 보았지요

섭지코지 끝자락까지 갔다가
되돌아 나오는 길에 산책로 난간까지
날아와 앉아 있는 녀석을 또 만났어요

같은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보자마자 본능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멀리서 조심스럽게 담기 시작했어요

제가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라구요

사람들이 많아
더 이상 찍기는 힘들겠구나~했는데
날아가버릴 거라는 예상을 뒤집고
그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거예요
가만히 있는 녀석을 보자 욕심이 생겨
동영상을 찍으면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어요

가까이 다가가도 날아가지 않고
친구 말대로 여기저기 방향 바꿔가며
포즈를 취해주는 걸 보니 진짜 모델 같았어요



여러 사람들이 사진을 찍어도
가만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모델 경험이 있는 듯~^^

이제 그만 찍어야지 하고
카메라를 내려놓고 걷고 있는데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더라구요

오맛~얘 좀 봐~더 찍으라고 하는 것 같오~
이렇게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따르는 새는 처음이라
신기하기만 하더라구요

왠지 사람의 손을 탄 녀석 같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얼마나 얌전한 녀석인지
뒷 배경으로 과자의 집이 보이도록
제가 움직이면서 담는데도
도망가지 않더라구요

날 쳐다보는 눈빛이
뭔가 원하는 게 있는 듯한 눈빛..ㅠ.ㅠ
미안해서 어떡하지~
널 데려갈 수도 줄 간식도 없어~하며
이 녀석한테 말을 하고 떠났어요

어마~어떡해~내 앞으로 또 날아왔네~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어도
꼼짝도 않던 녀석이 제가 움직이니까
제 앞으로 날아오지 뭐예요
같이 간 친구들도 놀래더라구요


몇 컷 더 찍고 나서
다시 한번 알아듣게 말을 했어요
미안해~가진 게 없어
너한테 줄 게 없구나~
너 이렇게 아무나 쫓아다니면 위험해~
사람에게 절대로 다가오지 말아라~
섭지코지 주차장까지 가는 동안
사람음식을 주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아무것도 주지 못하고 내려온 게
계속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이 후로 어디 다닐 때
친구가 차에서 먹자며 챙겨 온 쿠키를
주머니에 넣어 다니게 되었어요
집에 와서 검색해 보니
날 따라다녔던 녀석은
바다직박구리 수컷이더라고요
왜 날 따라다녔는지는 모르겠지만
무사히 잘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사진 - 아이리스
2023. 02. 22 - 제주도 섭지코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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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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